[컬럼] 종업원이 한 발명은 누구 소유인가
| 악기를 만드는 A사에서 공작과 내 여러 부서에 숙련공으로 근무하면서 금형제작, 센터핀압입기제작, 치공구개발 등의 업무를 하던 甲은 피아노 부품의 하나인 플랜지의 구멍에 붓싱을 효과적으로 감입하는 장치(X)를 발명하였다. 甲은 자신의 발명에 대해서 자부심을 가지고 회사에 문서로 이를 보고했다. 그러나 A사는 5개월이 지나도록 아무런 답변이 없었다. 이에 실망한 甲은 A와 경쟁관계에 있는 악기회사 B로 이직을 하였고, 이직 후 자신의 발명 X를 B사에 양도하여 B사 명의로 특허출원하여 등록받았다. 甲의 이직 후 A사는 甲이 남겨둔 도면을 보고 X를 만들어 판매하기 시작했고, 이에 B사는 A사에게 특허권 침해를 경고하였다. A사는 B사의 특허권 침해일까? |
회사에 근무하는 직장인들은 자신의 직무와 관련해서 많은 아이디어를 가지게 되고 따라서 직무와 관련된 발명을 하는 경우가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발명을 직무발명이라고 하는데, 직무발명이 완성되기까지는 종업원 개인의 능력도 중요하지만 회사에서 연구 개발을 위해 투자한 것도 일정부분 기여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직무발명에 대해 회사도 일정한 권리를 가질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발명진흥법 참고).
직무발명에 대해서 원칙적으로는 발명자인 종업원이 권리를 갖습니다. 다만, 직무발명이 특허로 출원되어 등록되면 회사는 무상의 실시권을 갖습니다. 즉, 권리는 종업원에게 속하지만 회사는 직무발명을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입니다. 후에 종업원이 권리를 타인에게 이전해도 그 회사는 여전히 직무발명을 무상으로 실시할 수 있습니다.
또한 회사는 직무발명에 대해서 예약승계를 할 수 있습니다. 즉, 발명이 완성되기 전이라도 종업원이 한 직무발명은 회사로 양도한다는 내용의 계약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최근에는 근로계약서에 이러한 규정이 정형화된 문구로 기재되어 있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다만, 이 경우 회사는 종업원에게 정당한 보상을 해 줘야 하며, 예약승계는 직무발명에 대해서만 유효하며 직무와 관련되지 않은 발명에 대해서는 예약승계를 할 수 없습니다.
예약승계 규정에 따라 회사가 직무발명을 양도받기로 하고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경우 종업원에게는 손해가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불합리를 막고자 종업원이 직무발명을 완성한 사실을 문서로 회사에 통지한 후 4개월 이내에 회사에서 문서로 승계여부를 종업원에게 통지하지 않으면 이는 직무발명이 아닌 자유발명으로 간주합니다. 따라서 회사는 발명을 승계하지도 못하며, 종업원이 특허출원하여 등록받아도 직무발명을 무상으로 사용할 수도 없습니다.
사안에서 甲이 한 X 발명은 甲의 직무와 관련된 발명이므로 이는 직무발명이 됩니다. 이후 甲이 B회사로 이직하였지만, 직무발명은 발명의 완성 시점(특허 출원시가 아님에 주의하여야 함)에 근무한 회사와 권리관계가 발생하게 되므로, X 발명을 완성한 시점에 근무한 A사와 관계에서 직무발명이 됩니다. 따라서 A사는 X 발명에 대해 무상의 실시권을 갖는 것이 원칙입니다. 무상의 실시권을 갖는다면 A사의 실시는 B사의 특허권 침해가 아닙니다.
그러나 甲이 A사에 발명의 완성 사실을 문서로 통지했지만 A사는 이에 대해서 아무런 통지를 하지 않았습니다. 근로계약서에 예약승계 규정이 있다고 해도 甲의 통지일로부터 4개월이 지나도록 A사가 승계여부를 통지하지 않았으므로 더 이상 직무발명이 아닌 자유발명이 됩니다. 이에 따라 A사는 발명 X에 대해서 아무런 권리도 가지지 못하며, 무상의 실시권도 가지지 못합니다. 따라서 A사가 발명 X를 제조하여 판매하는 것은 B사의 특허권 침해가 됩니다.
직무발명과 관련해서 종업원이든 회사든 자신이 가질 수 있는 권리를 정확히 알고 불측의 손해를 입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직무발명 규정에 대해서는 많은 논란이 있습니다만, 앞으로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서 종업원과 회사 모두에게 이익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