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럼] 성인용품을 특허로?
해가 진 어두운 길을 운전하다보면 길가에 주차된 트럭에서 성인용품을 파는 것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음성적인 매장이 아니더라도 사회가 개방화되면서 보수적인 성관념이 많이 변화되어 주변에서 성인용품 매장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들리는 소문에는 성인용품에 대한 매출도 상당히 높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성인용품도 특허로 등록을 받을 수 있을까요? 성인용품의 특허 등록 가능성을 판단함에 있어서 문제가 되는 규정은 특허법 제32조입니다. 특허법 제32조에는 ‘공공의 질서 또는 선량한 풍속에 어긋나거나 공중의 위생을 해칠 우려가 있는 발명에 대해서는 특허를 받을 수 없다’라고 규정되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성인용품은 선량한 풍속을 문란하게 하는 발명일까요? 선량한 풍속에 어긋나는 발명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은 특허법에 규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심사기준을 살펴보면, 발명이 본래 공서양속을 해칠 목적을 가진 경우뿐 아니라 발명의 공개 또는 사용이 공서양속에 반하는 경우도 선량한 풍속을 문란하게 하는 발명에 포함된다고 하면서, 발명의 본래의 목적 이외에 부당하게 사용한 결과 공서양속을 해칠 염려가 있는 경우까지를 말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준에 따라 콘돔 정도의 성인용품을 특허로 출원하는 경우 등록받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키프리스에서 발명의 명칭에 ‘콘돔’이라고 입력하여 검색하면 약 320건 정도가 출원되었으며, 그 중에서 약 130건 정도가 등록(소멸된 것 포함)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2018년 4월 9일 기준). 그러나 성적인 만족감을 높이기 위한 성인용품의 경우 특허법 제32조로 거절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윤활제가 나오는 남성 성기 모형 성인용품’을 실용신안으로 출원(출원번호 20-2007-0006160)한 사례에서 심사관은 “이 고안은 남성 성기 모형 성인 용품을 청구하고 있으며, 이 고안의 상세한 설명 및 도면의 전체적인 기재내용으로 보아 상기 성인용품은 질병의 예방 등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성욕을 필요 이상으로 흥분시키거나 성기에 필요 이상의 자극을 주어 성감을 증대시키는 음란도구를 청구하고 있다고 인정됩니다. 그러므로 상기 고안은 선량한 풍속을 문란케 하거나 공중위생을 해할 염려가 있는 고안으로 인정되므로 실용신안법 제6조제2호의 규정에 의거 실용신안등록을 받을 수 없습니다.”라고 하면서 거절하였습니다. 아직 성인용품에 대한 특허출원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이 거절이유는 중요한 기준을 제시해 주고 있습니다. 즉, 성인용품이라도 단순한 성적 만족을 위한 것이 아니라 질병의 예방 등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라면 선량한 풍속을 문란하게 하는 발명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 기준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겠지만, 혹시 성인용품을 특허 출원하시려는 분이 계시다면 참고가 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