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럼] 특허 출원 전에 제품을 납품한 경우
어떤 발명이 특허를 받을 수 있는지 판단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점이 새로운 발명인지 여부입니다. 이를 특허법상으로는 신규성이라고 합니다. 새로운 발명이 아니면 특허 등록을 허용하지 않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발명에 대해서 특정인에게 독점시키지 않겠다는 취지입니다. 그렇다면 새로운 발명인지의 판단 기준은 무엇일까요? 우선 특허 출원시를 기준으로 새로운 발명이어야 합니다. 지역적으로는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공개된 적이 없어야 합니다. 그 대상은 불특정 다수인에게 공개되었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하는데, 여기서 주의할 것은 반드시 불특정 다수인이 그 발명을 알고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불특정 다수인이 알 수 있는 상태에 놓인 것만으로도 공개된 것으로 판단합니다. 이러한 신규성이 실무에서는 어떻게 문제가 될까요? 가장 대표적인 것은 특허 출원 전에 물건을 납품하는 경우입니다. 원칙적으로는 물건을 납품하는 것은 불특정 다수인이 그 발명 내용을 알 수 있게 되므로 신규성을 상실하게 됩니다. 따라서 물건을 납품하기 전에 특허 출원을 해야 등록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발명의 내용이 다수의 사람들에게 알려졌다고 하더라도 그 사람들이 상관습이나 계약상 비밀유지의무를 지고 있는 경우라면 그 발명이 불특정 다수인이 알 수 있는 상태에 있다고 할 수 없어 신규성 상실이 아니라는 것이 판례(2003후2218 판결, 2005허7613판결)의 입장입니다. 즉, 하청업체와 같이 자신의 관리 및 지시에 따라 물건을 생산하게 하는 경우나, 물건 납품시 비밀을 유지해 줄 것과 같은 내용의 계약서를 작성한 경우에는 발명의 내용이 공개된 것으로 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또한 판례(2000후3463 판결)는 한국도로공사가 A사의 설치 제안을 받아들여 고속도로 과속차량경보 및 단속시스템이 구비된 시설물을 경부고속도로에 시험 설치한 사례에서, 비록 출원 전에 제품이 불특정 다수인이 알 수 있는 장소에 설치되기는 했지만, 한국도로공사는 비밀유지의무가 있으며, 고속도로에 설치된 그 시설물을 보고 통상의 기술자가 기술내용을 용이하게 파악할 수 없으므로 발명이 공개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 판례의 입장을 정리하면 출원 전에 발명이 비밀유지의무가 있는 사람들에게만 알려진 경우라면 신규성을 상실한 것으로 볼 수 없으며, 발명이 적용된 제품이 공개되었어도 그 제품만을 보고 발명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알 수 없다면 신규성을 상실하지 않은 것으로 본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판례는 이러한 원칙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출원인(발명자)이 비밀을 유지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는 등의 많은 노력을 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불필요한 분쟁을 줄이고 권리를 안정적으로 취득하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출원 전에 발명이 공개되지 않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며, 가급적 특허 출원을 먼저하고 발명을 공개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